[사설] 반부패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 불식시키길
수정 2013-07-10 00:28
입력 2013-07-10 00:00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실패로 평가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의 인식도 비슷했다. 공공영역과 정치부문의 부패 정보를 가진 전문가들의 인식을 반영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45위로 전년도보다 두 단계 추락했었다.
이번 조사는 또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과 반부패 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혈연·지연·학연으로 뒤엉킨 부패친화적 문화에서 벗어나 공정한 인사,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엄격한 법집행을 해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정부 3.0’으로 상징되는 행정정보 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행정정보가 민간에 공유되면 그만큼 공직사회의 비효율성도 드러나고 행정효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부분에선 개선의 기미가 미약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화합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에 대한 밀봉·불통 인사 논란에 휘말려 인사 쇄신을 해야 할 정권 초기를 허비하고 말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근절하라는 여론도 외면하고 있다.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금품이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형사처벌하자는 이른바 ‘김영란법’은 과잉금지 사유를 내세워 대가성이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흐지부지되고 있다. 공무원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금품을 건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못지않게 도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제도 보완과 법 집행이 중요한 국정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3-07-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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