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계파 벗고 혁신 심어야 미래있다
수정 2013-05-06 00:00
입력 2013-05-06 00:00
안철수 신당을 가상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30.7%와 30.9%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절반에 불과한 15.4%에 그쳤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한마디로 위기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정작 민주당은 위기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을 앞선 것은 민주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말 아닌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민주당이 또다시 제1야당의 지위를 도전받는 처지에 내몰린 셈이다. 민주당은 그 원인부터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길은 김 대표도 강조했듯 혁신 또 혁신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경선과정에서 김 대표는 여당과 맞서는 ‘강한 야당’을 예고했다. 하지만 선명성을 내세운 투쟁일변도의 정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정치개혁과 민생회복은 외면한 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다면 구태정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민은 속이 뻔히 보이는 식상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새 정치를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60년을 지켜온 민주당의 영혼만 빼고 모든 것을 버려야 살 수 있다고 수락연설에서 밝혔다. 그 결의에 찬 다짐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기 바란다. 당의 얼굴과 이름이 바뀌고, 정강정책이 우클릭을 한다고 흩어진 지지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민주당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계파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혁신정당’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2013-05-0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