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총리 후보 낙마 원인 짚어보고 교훈 찾길
수정 2013-01-30 00:36
입력 2013-01-30 00:00
박 당선인 측은 총리 인선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 별다른 검증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총리 지명을 통보받은 것도 며칠 전이라니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탐문 조사와 소명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사달이 일어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 박 당선인의 인사 검증 시스템은 원천적으로 커다란 허점을 안고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자리에 서지도 못했지만 차제에 공직 인사청문회 형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 후보자 또한 “인사청문회가 원래의 입법 취지대로 운영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여야 공히 철저한 검증을 벼르지만 으레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질되고마는 현실을 감안 하면 인사청문회의 틀을 바꾸는 것만도 의미가 작지 않다. 미국처럼 사생활 사항을 규명하는 1차 관문을 통과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공개 회의를 통해 공직 후보자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을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검토할 만하다. 그래야 능력 있는 인사가 ‘인신공격성’ 청문회 때문에 공직을 외면하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 지난 5년 국민은 ‘고소영’·‘강부자’ 내각이니, 병역면제 정권이니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인사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박 당선인은 인사에 학연이나 지연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홀로 인사’ 스타일만은 이구동성으로 지적받는 터다. 이번 총리 후보자의 지명 파동을 값비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 바란다.
2013-01-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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