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택시법 재의결 꿈도 꾸지 말라
수정 2013-01-23 00:00
입력 2013-01-23 00:00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들도 택시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갖기는커녕 최저생활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수입에 매달리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렇다고 택시를 우격다짐으로 대중교통의 범주에 넣어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정도가 아니다. 문제는 공급과잉에서 빚어졌고, 택시 숫자를 줄이는 구조조정 말고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인식이다. 정부도 택시업계가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택시법 대신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의 제정 방침을 밝히자 업계가 “지난해 내놓았던 법안에서 예산에 반영했다는 50억원은 감차비용을 대당 평균 5000만원으로 상정할 때 전국 택시의 30%를 줄이는 데 무려 764년이 걸리는 액수”라며 냉소하는 이유도 되새겨야 한다.
택시법은 국회로 돌아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고, 즉시 법률로 확정된다. 지난 1일 본회의에서 222명의 의원이 찬성해 74%의 찬성률로 통과된 만큼 택시법의 재의결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매우 높다. 하지만 여야는 이제라도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택시법 재의결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가뜩이나 정치 불신이 높아진 마당에 국민과의 소통을 차단할 벽을 하나 더 쌓으려는가.
2013-01-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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