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정치쇄신 대선 전 공통분모부터 입법하라
수정 2012-11-14 00:00
입력 2012-11-14 00:00
물론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세 후보의 공약 간에 차이점도 있고, 일부 공약은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통령 인사권 대폭 축소, 국회의원 수 감축, 의원 겸직 금지, 중앙당과 국고보조금의 축소나 폐지 등에 대해서는 각 후보 캠프 간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그런 공약들도 정치 발전을 위해 한번쯤 장단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 쇄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공약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실현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금 쏟아져 나오는 정치 쇄신 방안들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용에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음 선거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공약이 반복될 것이다.
박근혜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에 정치 쇄신 실천을 위한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쇄신안 가운데 국회의원 특권 제한,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기구화 등 입법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문·안 후보 측에서도 이미 ‘새정치공동선언’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세 후보 측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으로 볼 때 협의기구의 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 후보가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는 협의기구를 통하지 않더라도 국회에서 법을 만들거나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대선 전에 여야 합의로 일부 정치쇄신안에 대한 입법이라도 마친다면, ‘정치적인 쇼’라는 비판을 넘어 정치 불신 해소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2012-11-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