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수집 개밥 주는 게 대학원생이 할 일인가
수정 2012-10-12 00:00
입력 2012-10-12 00:00
더욱 심각한 것은 교수 본연의 임무인 연구와 강의에 대해서도 대학원생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이다. 서울대 대학원생의 무려 41.6%가 “지나치게 준비 안 된 수업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수 개인 사정으로 수업이 변경되거나, 교수가 특정 수업을 강요 또는 제한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교수에게 자신이 쓴 논문을 빼앗기거나 교수의 논문을 대필한 대학원생(8.7%)과 교수 개인을 위한 연구비 유용 지시를 받은 대학원생(10.5%)도 적지 않았는데, 이는 명백한 불법으로 처벌받아야 마땅한 행위다.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환경이 이 정도라면, 우리가 노벨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지난 7월 문을 연 서울대 인권센터는 대학원생 1352명을 비롯해 학부생, 교수, 교직원 등 모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취합했다고 한다. 학교 내에 만연한 고질적 부패를 해소하려는 인권센터 측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서울대 측도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칙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대학원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인권 침해가 서울대에만 국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른 대학들도 이와 같은 조사 등을 통해 대학 교육 현장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2012-10-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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