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마 선언한 박근혜에 대한 기대와 우려
수정 2012-07-11 00:00
입력 2012-07-11 00:00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는 무엇보다 그가 이번 대선에 나온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오래 준비한 후보라는 점에서 나온다. 그는 지난 5년간 꾸준하게 두번째 대권 도전을 준비해 왔다. 당선되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의 근거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행보를 해왔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장래의 이익에 주목하는, 다분히 전략적인 선택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당선되면 우리나라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점도 또 하나의 기대일 것이다. 그는 “21세기에 그런 것(성별)을 따지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하지만, 남녀 차별이나 구별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현실이자 벽이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여러 우려는 ‘불통’이라는 말로 대표된다. 본인은 불통과 소신을 구분해 달라고 주문하지만, 당내 경선 룰 갈등에서 보듯 소신으로만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행태를 보여온 것 또한 사실이다. 또 박 전 위원장은 국가의 미래를 얘기하지만, 그의 주위에는 구시대 인물들이 즐비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재 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물론 ‘과거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역사인식이 빈곤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남북관계와 경제민주화, 사회통합 등 실타래처럼 얽힌 국정 현안들을 풀어가려면 장기적인 국가경영 안목과 함께 열린 사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다른 대권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박 전 위원장 역시 앞으로의 선거운동에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냉철한 검증과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2012-07-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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