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정말 지금이 적기인가
수정 2012-04-30 00:00
입력 2012-04-30 00:00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위가 굳이 정권 말기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데 고개를 갸우뚱한다. 신한·하나 등 기존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인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밝힌 대로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는 어려워진다. 정부 지분을 현금을 받고 민간에 일괄 매각하는 경우에 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충분히 챙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새 금융지주사가 탄생할 경우 정부가 10~20% 안팎의 지분을 갖는 1대 주주가 되기 때문에 민영화의 취지도 무색해진다. 이 때문에 매수 주체로 떠오르는 KB금융의 외국인 주주가 반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원론적으로는 옳다. 국내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이 적기인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를 살 그룹이 있는지, 법적 문제가 있는지, 잠재 투자가가 누군지, 국내 금융지주사의 입장은 어떤지 등을 알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은 단순한 시장논리 외에 정권 말기의 정치적인 논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정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관련 금융지주 노조와 여야 정치권의 부정적 기류도 심상치 않다.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분위기부터 다잡아야 할 것이다.
2012-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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