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듀! 2011년
수정 2011-12-31 00:00
입력 2011-12-31 00:00
그러나 올 한 해 우리 정치·경제·사회 어디를 둘러봐도 속 시원한 구석은 하나도 없다. 해머에 최루탄까지 나뒹구는 폭력국회의 참상은 외신의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저축은행의 부실사태는 서민의 피눈물을 뽑아냈다. 농협 전산망에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까지 전방위로 확산된 해킹사태는 그야말로 ‘디도스 노이로제’에 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우두망찰 저무는 해를 바라볼 수만은 없다. 우리 모두 ‘대각성’(Great Awakening)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아직 희망의 빛이 남아 있다. 올해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4년을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또한 우리 경제영토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경제 양극화로 등골이 휠 대로 휜 서민·중산층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지만, 그것은 ‘축복’이다.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겐 소말리아 해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있고, 기부의 삶을 산 ‘철가방 천사’ 고(故) 김우수씨도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원이 넘는 돈을 슬그머니 넣은 익명의 손길도 있다. 그런 헌신과 희생의 정신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렇다. ‘흔들리며 피는 꽃’을 노래한 시인의 말대로 올 한해의 어려움은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 소중한 모퉁이 돌이 될 수 있다. 이제 가위눌림의 기억은 뒤로 하고 희망의 임진년, 새로운 해를 준비하자.
2011-12-3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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