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금융·대우조선 ‘국민주 민영화’ 부적절
수정 2011-07-22 00:00
입력 2011-07-22 00:00
홍 대표는 ‘친서민’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미 지난해 천명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3대 민영화 원칙이 있다. 올 들어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 참여를 포기한 것도 바로 이 원칙 때문이다. 원칙에 대한 변경 논의도 없이 홍 대표가 일방적으로 룰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금융과 대우해양조선 주식을 30%씩 할인해 모두 2조 7483억원의 차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준다지만 대상자 600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5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1989년과 1991년 한전, 포스코 국민주 공모 때처럼 상장 후 주가가 폭락하면 국고만 탕진하는 꼴이 된다.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되는 것이다.
공적자금 관련법에는 ‘최소 비용의 원칙’ 규정이 있다.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라는 뜻이다. 홍 대표가 국민주 매각방식을 고집하려면 이 규정부터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돈으로 생색을 내도 되는지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한다. 민영화를 통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공기업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권이 흔들리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경영 효율성인지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부처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1주일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행여 임기 말 복지부동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2011-07-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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