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등록금 여·야·정 합의안 내놔라
수정 2011-06-25 00:30
입력 2011-06-25 00:00
큰 틀은 공감할 만하지만 추진 과정은 집권당답지 못하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합의했다지만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청와대도 불만이다. 실현 방안도 분명치 않다. 특히 한나라당의 방안은 3년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안 보인다. 대학들에 매년 5000억원씩 부담을 지우겠다지만 대학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총선 득표를 위해 내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민주당도 등록금 정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등 마찬가지다. 수조원의 혈세로 생색을 내 표 좀 얻어 보겠다는 눈가림을 국민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런 식이면 여야와 정부 모두 국민의 불신을 받을 것이다.
등록금 인하 문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어제 대학등록금과 물가, 고용 등 민생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첫 회의를 가져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협의체는 실타래처럼 얽힌 등록금 갈등을 차분히 풀어야 할 것이다. 여당과 정부, 여당과 야당이 제각각 딴소리를 내면 곤란하다. 정책 혼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야당도 이 문제만큼은 대국적으로 임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이제 여도, 야도 아닌 국민 전체의 문제가 됐다. 여·야·정이 지혜를 모아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 줄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아야 한다. 3년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2011-06-25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