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 청렴 행동강령으로 비리 막을 수 있나
수정 2011-06-21 00:42
입력 2011-06-21 00:00
국토부가 비리로 얼룩진 것을 감안하면 행동강령이 나온 것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행동강령으로는 미흡하다. 실천이 담보될 수 있는 대책, 비리가 없어지거나 줄어들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와 직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특별관리하겠다는 것도 그렇고, 간부의 청렴도 향상 노력을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것도 별로 와 닿지 않는다. 하천협회 주관의 세미나 외에 다른 협회와 공공기관이 주관한 세미나는 문제가 없는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몇 개의 사안은 국토부 직원들의 일탈 중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비리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근본요인에 대한 고민 없는 행동강령은 당장의 소나기를 피하자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국토부가 진정으로 깨끗한 부서, 신뢰받는 부서가 되려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현재 국토부는 인·허가권 등 모두 1600개에 육박하는 각종 규제를 갖고 있다. 정부 부처 전체 규제의 20%가 넘는다. 규제가 있으면 민원인들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과 부정한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이러한 엄청난 규제를 대폭 정비하지 않고는 국토부가 거듭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자율화가 능사는 아니다.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공무원들의 영향력을 위한 규제,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는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산하 협회와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가지 않겠다는 선언도 필요하다.
2011-06-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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