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품업체 알박기식 파업엔 단호 대처 하라
수정 2011-05-25 00:00
입력 2011-05-25 00:00
이번 파업은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가량인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외형이 81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송두리째 엉망진창이 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수만개의 자동차 부품 가운데 몇개를 생산하는 협력업체가 자동차 산업 전체를 볼모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려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부품 국산화율이 97%에 달하고, 일본으로부터 조달하는 핵심 부품이 거의 없어 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도 피해 나갈 수 있었던 게 우리 자동차업계였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발목이 잡혀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부품산업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경쟁체제를 유도하는 등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려면 국내 완성차에 맞는 부품을 주문해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생산량에 대한 약속 없이 무작정 주간 2교대와 월급제만 요구하는 유성기업 노조와 같은 억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부품업체의 일탈로 국내 완성차 업계 전체의 생산과 수출뿐 아니라 3000여곳의 협력업체가 또다시 공포에 떠는 일은 없어야 겠다. 부품 단가만 후려치는 대기업의 횡포도 이번 기회에 정리해야 한다.
2011-05-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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