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만5세 K학년 도입 정교하게 준비하라
수정 2011-05-03 00:44
입력 2011-05-03 00:00
만 5세 아동은 내년 3월부터 국가가 정한 ‘만 5세 공통과정’을 배우게 된다. 자기관리·창의성·대인관계·문제해결·의사소통·시민의식·문화이해 등 7가지 기본소양과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내용을 배운다. 공통과정은 오는 7월까지 마련된다. 정부는 제도가 시행되면 고소득층이 아니라 도서벽지와 취약계층 유아에게 혜택이 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벌써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재정 문제다. 2016년까지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부담이 매년 1조원 안팎 늘어나 초·중·고교 교육예산의 투자 축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해소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와 과잉복지 논란을 해소하는 것도 제도의 성공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선심성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경제적 취약계층에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유치원)와 보건복지부(어린이집)의 조정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K학년제의 정책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는 것이 현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K학년제는 남은 기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준비했다고 하지만 통상 교육과정 세부내용을 마련하는 데는 2년 안팎 걸리기 때문에 서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후속 작업만이라도 충분한 논의를 기대한다. 내년 4월 총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지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란 지적도 해소해 가면서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철저히 교육 논리로 풀어가길 기대한다.
2011-05-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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