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지주 사외이사 언제쯤 제몫 할 건가
수정 2011-03-05 00:34
입력 2011-03-05 00:00
신한은 지난달 21일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을 교체했다. 신임 행장이 선임되고 새출발하자며 이사회 멤버를 대거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옛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다. 물론 신한금융 측은 스톡옵션 행사권을 부여한 것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거쳤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신한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과실을 챙겨 간다는 것은 모럴 해저드의 극치로 볼 수밖에 없다.
비단 신한지주뿐이겠는가. 금융권 전체가 정신 차려야 한다. 신한지주 라 전 회장, 신상훈 전 지주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 ‘빅3’가 파워게임을 벌이다 쫓겨나는 사태를 초래한 사실을 금융권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끼리끼리 적당히 나눠 먹고 살겠다는 잘못된 관행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가 또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거나 위험에 직면하면 그 피해는 국가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금융시스템의 건전성 등을 챙겨야 할 이사회 멤버들이 사람만 바꾸고 거수기 노릇은 그대로 한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2011-03-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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