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우라늄核 한·미·일 철저공조 긴요하다
수정 2010-11-23 00:46
입력 2010-11-23 00:00
북한은 제네바협정 이후 경수로 지원 등 ‘당근’을 챙기면서 몰래 핵 개발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이번엔 두 차례 핵실험으로 유엔 제재를 받으면서 공공연히 핵 개발 의지를 과시했다. 작금의 핵 시위가 6자회담 재개를 앞둔 협상력 제고용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고농축 우라늄(HEU)은 북이 이전에 확보한 플루토늄에 비해 핵확산 위험도가 훨씬 크다. 플루토늄탄에 비해 우라늄탄은 핵실험도 필요 없고 핵 사찰을 피해 은밀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플루토늄탄을 개발한 데 이어 아들인 김정은이 우라늄탄과 함께 후계체제를 굳히려 한다는 추론의 배경이다.
물론 북한이 역설적으로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HEU 카드’를 흔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이란 비전을 비웃으면서다. 하지만 북의 핵 게임 의도가 어디에 있든, 한·미·일의 철저한 3각 공조로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추가제재든 협상카드든 3국이 한목소리를 내 북측이 HEU탄 개발을 기정사실화하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이 취해야 할 선행조치에 우라늄 농축활동 포기도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3국은 대중 설득에도 빈틈없이 보폭을 맞추기 바란다. 북측이 새삼 경수로 건설에 나서고 있는 까닭도 들여다 봐야 한다. 농축 우라늄을 경수로발전용으로 쓰려는 제스처로 중국의 참견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저지에 실패하면 일본의 핵무장과 동북아 핵확산 도미노를 부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 지도부도 핵폭탄으로 강성대국을 선언하려는 기도는 미망임을 깨달아야 한다. 구소련이 어디 핵무기 수가 적어 붕괴했겠는가.
2010-11-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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