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 산천’ 잦은 고장 쉬쉬 할 일 아니다
수정 2010-10-29 00:00
입력 2010-10-29 00:00
국내기술로 개발된 KTX 산천의 고장이 지나치게 잦다. 지난 13일에는 시험 운전 중이던 열차가 국내에서 가장 긴 금정터널 안에서 고장으로 멈춰섰다. 다행히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험 운전이었기에 망정이지 승객들이 장장 20㎞가 넘는 터널 안에 갇혔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장면이다. 무엇보다 동대구에서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은 전체 128.6㎞ 중 97㎞가 교량 54개와 터널 38개로 이뤄져 사고발생 위험성이 높을뿐더러 사고대응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난코스다.
코레일과 제작사인 현대로템 측은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일정부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고를 은폐하려는 듯한 코레일 측의 태도이다. 금정터널 사고는 코레일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감을 하루 앞둔 날 일어났다. 코레일 측의 입단속으로 이 사고는 무사하게(?) 넘어갔다. 코레일은 심지어 외국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정확한 고장 원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운전 중에 일어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떳떳하게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했더라면 최소한 재발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2010-10-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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