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무기개발 검증 마비 계속 방치할 건가
수정 2010-09-08 00:26
입력 2010-09-08 00:00
그게 다가 아니다. 차세대 한국형 전차 K2 흑표전차는 지난해 7월 시험평가 도중 멈춰섰다. 재평가 때는 엔진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양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엔진과 변속기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K21 장갑차도 지난해 12월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조종수의 실수라고 얼버무렸다. 결국, 지난 7월 배수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K2 전차와 K21 장갑차 개발에 3400억원의 피 같은 국방예산이 쓰였다.
사고는 감추고, 결함은 덮어 버리는 군의 안이한 사후 관리와 형식적인 검증시스템에 근본 문제가 있다. 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제조업체 등이 합동조사를 했지만 8건의 폭발사고 중 6건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ADD 다락대 시험장 폭발사고는 고폭탄 제조사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고도 제조사인 한화 측에 책임을 묻지 않고 슬그머니 넘겼다고 한다. 지금까지 발생한 무기 등 군수물자 관련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물은 사례가 없다는 국방부의 브리핑은 할 말을 잃게 한다. 지금이라도 책임 소재를 가려 관계자를 엄벌하고, 불량무기 공급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마련하라.
2010-09-0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