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힘 받은 천안함 외교에 재 뿌리지 말라
수정 2010-06-17 01:14
입력 2010-06-17 00:00
유엔 안보리의 대응은 결의안 대신 의장 성명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결의안보다는 오히려 의장 성명이 더 실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의장 성명으로 가더라도 당초 우리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내용에 담아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전 문안조율 과정에서 내용을 희석시키지 않도록 미국, 일본, 프랑스 등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중·러가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북한의 잘못을 지목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국제사회의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유엔과 별개로 유럽의회는 17일 대북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상원과 하원이 지난달 천안함 관련 대북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런 마당에 참여연대에 이어 좌파 시민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도 우리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표부에 보냈다. 비정부·비정치의 본령을 벗어난 일부 시민단체의 반(反) 대한민국 행태를 지탄하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민주당은 ‘매카시즘적 공세’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천안함 유족들은 일부 시민단체의 몰지각한 행동에 대해 “희생장병을 두번 죽이는 셈”이라고 했다. 1억원을 안보성금으로 내놓은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도 마찬가지로 분통을 터뜨렸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북한 주장에 부화뇌동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추진을 훼방놓는 일부 인사와 단체들은 이제 제발 재 뿌리기를 멈추기 바란다.
2010-06-1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