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행정개편 합의, 변죽만 울리지 말길
수정 2009-11-24 12:48
입력 2009-11-24 12:00
전국 230여개의 기초 지자체를 60~70개 정도로 재편하자는 행정개편의 큰 방향에는 이론이 없다. 쟁점은 도(道)의 존폐와 국회의원 선거구 개편 여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추진은 하되 ‘폭탄’은 피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정부차원의 행정개편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해당 지자체 주민들의 여망을 정치권이 모른 체 넘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가 추진대상으로 선정한 4곳을 시범사례로 큰 그림을 그릴 여건이 마련된 것도 등을 떠밀었다.
우리는 2006년 2월 제17대 국회가 만들었던 확정안을 기억한다. 당시 정치권은 정부차원의 지방분권화추진위를 만들어 시·군·구를 통합하고, 도는 폐지키로 했었다. 다계층 행정구조가 행정비능률과 주민불편을 심화한다는 이른바 ‘옥상옥’ 논리를 수용했다. 사실 전문가들은 행정개편의 시작이자 끝은 도의 처리에 달렸다고 본다. 그런데 18대 국회는 도 존속으로 꼬리를 내렸다. 다만 자치기능을 폐지하거나, 기초단체 감독권을 없애거나, 광역시 또는 도끼리 통합을 유도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개편을 놓고 정치권은 총론은 같지만, 각론은 다른 이율배반을 보여왔다. 18대 국회는 임기 중 반드시 합의를 이행해 100년 묵은 낡은 행정체제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
2009-11-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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