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백년대계의 비전 보다 분명해야
수정 2009-11-24 12:48
입력 2009-11-24 12:00
어제 내놓은 세종시 밑그림은 어디까지나 얼개에 불과하다고 본다. 앞으로 여론 수렴을 통해 뼈와 살을 붙여나가는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정부가 세종시 수정 방침을 천명한 뒤로 숱한 논란 속에 처음 내놓은 기본계획임을 감안할 때 몇가지 아쉬움이 따른다.
우선 국가 발전의 백년대계를 견인할 성장동력으로서의 비전이 분명치 않다. 녹색기업단지 조성 등은 광역경제권 개발 같은 기존 지역발전계획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자족기능 확충 방안 중 상당수는 이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에 들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자칫 좋은 것만 죄다 끌어다 모은 섞어찌개라는 비판을 자초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 정부의 장담대로 역차별 없이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과 기업·교육시설을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난개발 없는 원형지 개발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을지도 염려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균형발전을 강화하는 방안도 더 보완돼야 한다.
새로운 세종시 건설은 그저 이전 부처 수를 줄일 방편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50년 뒤, 100년 뒤 통일시대, 동북아시대를 내다보는 안목과 치밀한 구상을 갖춰야 한다. 정부가 그런 비전을 내놓을 때 비로소 민심이 화답할 것이다.
2009-11-2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