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 4대강 예산 저지 민심 잡을 수 있겠나
수정 2009-11-23 12:00
입력 2009-11-23 12:00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예산자료가 부실하다며 공구별 내역을 내놓기 전까지는 심의할 수 없다고 빗장을 쳐놓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구별 내역을 포함해 이미 예년보다 더 자세한 내역을 제출했다고 반박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시한내 강행처리를 공언하며 야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4대강 예산은 전체 예산의 1.2%에 불과하다. 백 번 양보해 민주당의 주장대로 4대강 예산에 거품이 끼었다면 이를 찾아내고 걷어 내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4대강을 빌미로 나머지 98.8%의 예산안에 대해서조차 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제2의 청계천 효과를 저지하려는 발목 잡기라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행태다.
“열심히 심의해도 크리스마스를 넘기는 게 관행”이라는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헌법을 준수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마저 의심케 한다. 공전을 거듭하다 새해를 몇 시간 앞두고 예산안을 뚝딱 해치우는 구태를 국민들은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여당의 강행처리를 조장할 의도가 아니라면 민주당은 즉각 4대강을 포함해 전면적인 예산 심의에 응하기 바란다. 소외계층에 더 많은 복지예산을 안겨주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2009-11-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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