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소 제기한 법무관 파면 지나치다
수정 2009-03-20 00:40
입력 2009-03-20 00:00
육군은 군법무관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면 국방부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 등 지휘 계통에 먼저 건의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지휘명령 불복종에 해당한다고 파면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기강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그 이유를 받아들인다 해도 파면은 지나치다. 기강을 확립한다고 하다가 오히려 젊은 장병들의 불만을 부를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5월부터 불온서적 지정의 위헌 여부를 둘러싼 공개변론을 연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늦어도 올해 안으로 위헌성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만에 하나 위헌으로 결정나면 국방부의 파면 결정은 더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파면처분을 받은 군법무관들은 국방부에 항고를 요청하고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군법무관측의 반론과 의견을 충분하게 들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 결정을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일을 미리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국론까지 분열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2009-03-2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