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학재단 관련 규정 손질해야
수정 2008-12-11 00:54
입력 2008-12-11 00:00
하지만 이것으로 이번 일이 모두 마무리될 성질이 아니라는 데 우리는 주목한다.자신의 회사 주식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0억원을 지난 2003년 장학재단에 내놓았던 황모씨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회사를 내놓고도 이렇게 시달린다면 누가 앞으로 장학재단에 선뜻 기부하겠느냐.”면서 세법과 기부 문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상기시켰다.그동안 733명의 가난한 영재들에게 41억원의 장학금 등을 지원해오면서 뿌듯함을 느낀 황씨가 공중분해 위기에 놓인 재단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에서 느낀 경험은 흘려버릴 얘기가 아니다.
그는 세무 당국이 재단설립 6년 뒤에야 세무조사에 나서게 된 연유부터 알고 싶어 했다.투명하게 장학활동을 해온 재단 사정을 뻔히 알면서 제대로 된 실사도 하지 않고 마치 파렴치한 탈세범 다루듯 한 세무 당국의 경직된 행정도 문제다.장학재단측이 과세에 불복해 낸 과세전 적부심에서 해당 세무서장이 위원장을 맡아 바로 안건을 부결시킨 것은 마치 세무민원 구제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듯하다.이번 일을 기화로 당국은 장학재단 기부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법 조항을 좀 더 정교하게 손질할 것을 촉구한다.
2008-12-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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