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개혁, 현정권이 책임져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03-21 00:00
입력 2005-03-21 00:00
주요 선진국들은 지금 연금과의 전쟁을 힘겹게 치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연금 혜택을 줄이는 개혁안을 도입한 데 이어 일본은 지난해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연금 개혁을 단행했다. 미국도 재정부담을 줄이는 연금 개편안을 둘러싸고 거대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개편의 핵심은 현 세대의 부담을 늘려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 주자는 것이다. 당연히 인기 없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선진국들은 세대간 갈등을 줄이려면 이러한 방법밖에 없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국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2047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는 재정 추계에 따라 수급액은 현행 생애급여 평균의 60%에서 50%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9%에서 15.9%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개혁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하면 연금 고갈시점을 2070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보험료율 인상은 유보하고 수급액만 정부안처럼 낮추자는 수정안이 여권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반쪽짜리’ 개편은 기금 고갈시점을 3∼4년 정도 늦추는 효과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기금 고갈시점이 2042년으로 5년가량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울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권이 욕을 얻어 먹더라도 국민연금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개혁시점이 늦어질수록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고 정부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던가. 선진국들처럼 대통령이 앞장서 실상을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국민연금에 대한 수술을 다음 정권으로 떠넘기려 해선 안 된다.
2005-03-21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