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부 사이 강제 추행도 유죄’
수정 2004-08-21 01:39
입력 2004-08-21 00:00
최근 우리 사회는 부부,혹은 부모 자식 간에 행해지는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가지면서도 부부 간의 성폭력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그러나 어린이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듯,아내의 성 또한 남편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또 아내 폭행이 범죄이듯,아내에 대한 성폭행과 강간 또한 범죄로서 다스려져야 하는 것은 인권국가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그런데도 현실은 부부간 성폭력이 아무리 심해도 무시되거나 단순폭력 정도로 간주돼 인권 사각지대가 돼 왔다.특히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성폭행 중복 피해는 심각해 61%가 고통을 겪었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번 판결은 전향적 법 적용의 가능성과 함께 현행법의 한계도 분명히 보여줬다.성추행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강간죄 부분은 형법상 폭행,협박 요건 미비를 들어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이다.따라서 아내 성폭행,혹은 강간죄를 분명히 다스리기 위해서는 형법상 강간조항의 개정과 함께 ‘성폭력특별법’‘가정폭력방지법’등 특별법에 아내 강간을 인정하는 명문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아내강간 인정에 대해서는 지나친 사생활 간섭이라는 반론도 있다.그러나 이는 폭력가정 등의 인권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유엔권고와 함께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적극적 도입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2004-08-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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