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참깨꽃들에게/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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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3-25 23:10
입력 2016-03-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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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꽃들에게/권혁재

우리 이제 부끄러워하지 말자

더 이상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바닥으로 숙이지 말자

우리는 한낱 좁쌀만한 씨앗에도

서로를 낯 뜨겁게 붙들고

바람처럼 지나가고

비처럼 지나오기도 하였다

저 건너편 어느 밭에서는

우리보다 큰 씨앗을 품었던

엉터리꽃과 잡초들이 되려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물러터진 세상을 흔들어댔다는데,

우리 이제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말자

잘 생긴 뽀얀 얼굴을

땅바닥으로 숙이지도 말자.

2016-03-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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