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화과/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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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8-16 00:00
입력 201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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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김인구


내 안에 우물은 없단다

겹겹의 문을 열어젖혀도 샘이 마른 우물가

제 흔적을 지우고 돌아앉은 풍경 사이로

휙, 나뭇잎 하나 마당 귀퉁이를 휘돌다

내 안의 물길에 얹혀도

인기척 하나 내지 못하는 닫힌 문틈 사이로

파랗게, 노랗게 하늘 한 자락 나를 비웃고 가는 길

쓰다듬고 더듬어도 더듬이가 달리지 않는 이마에선

불빛이 일지 않는다

꽃물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꽃핀 적 없는 내 몸에 환한 달 구름

한 송이 꽃으로 걸릴 때까지
2014-08-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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