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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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3-09 00:00
입력 2013-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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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웃/고영민


산 밑 언저리가 검게 그을려 있다

밭둑에 잠깐 풀어놓은 불이

산으로 도망치려 했던

흔적이다

밭주인은 생솔가지를 꺾어 불을 얼마나 두들겨 팼을까

벌떡이던 심장,

꼬리 끝까지 참 말끔하게도 죽였다

누가 목줄을 당기던 바람을 보았다 했나

타다 만 발자국이

아직

마른 숲 쪽을 향해 있다

2013-03-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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