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정제된 대선공약이 필요하다/김학준 사회2부 차장
수정 2012-08-22 01:00
입력 2012-08-22 00:00
후보들은 각종 토론회에서도 복잡한 정책을 거침없이 발표하고 있다. 때로는 기자들조차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적인 분야까지 거론된다. 물론 대통령에 꿈을 둔 뒤부터는 공부를 세게 했겠지만, 본질에 어긋나는 답변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당연히 국가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미묘한 사안까지 구체적·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외교안보나 경제 같은 분야는 전문가들조차도 함부로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김두관 후보는 첫 토론회에서 한 패널의 질문에 “좀 더 공부해서 나중에 답변드리겠다.”고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사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얼렁뚱땅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러한 태도가 나을 수 있다. 대선 후보는 신이 아니다. 모든 영역을 알 수 없으며, 알 필요도 없다. 대통령이란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종합능력을 시험하는 자리다. 세부적인 분야의 식견까지 검증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정제되지 않은 공약과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공약’(空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것은 공약의 ‘외모’가 아니라 실천의지다.
kimhj@seoul.co.kr
2012-08-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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