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 잔에 담기는 달빛/윤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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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2-04 00:40
입력 2012-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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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판다

한 삽만큼 비워지는 땅

그만큼 채워지는 바람

(하기야 우리네 삶, 바람이 왔다 가는 일이지)

우물 한 두레박 퍼 올린다

보름달도 덩달아 끌려온다

친구들 잔에 물을 따른다

잔 가득히 나누어 주어도

달빛은 줄어들지도

상처를 남기지도 않는다

그대 잔 속에 담긴 달빛 우물

초승달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름달인가

(아니, 우물 팔 땅만 필요하다고?)

2012-02-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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