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푸레나무/박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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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7-03 00:38
입력 201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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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무, 물푸레나무

안에 들어가 살림 차리면

숟가락과 냄비를 들고 부름켜로 들어가

방 한 칸 내고

엽서만 한 창문을 내고

녹차 물을 끓이면

지나가던 달빛이 창문에 흰 이마를 대고

나물처럼 조물조물 버무린 살림을 엿보겠다

나는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고

겨울 들판에서 옮겨온 봄까치꽃 같은 여자가 뜨개질을 하던 손을 멈추고

벽에 귀를 댄다

2010-07-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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