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균열/허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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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5-15 01:00
입력 2010-05-15 00:00
균열/허만하

모세혈관보다 가는 실금이 처음으로 찾아들었던 것은 풍화를 앞둔 바위의 표면이 아니라 살아 있는 주체의 내부였다. 더러움에 물드는 손을 실감하면서도 굴욕적으로 타협하는 자아와 바다 빛 잉크로 피난도시 밤하늘 별빛의 눈물겨운 아름다움을 쓰는 또 하나의 자아 사이의 균열을 계절보다 먼저 느낀 시인. 오렌지 빛 알전구 불빛이 밀려드는 바다안개처럼 흐린 대폿집 비좁은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그 시인의 등은 어떤 경사면보다 적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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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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