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퉁단(通丹) 경제벨트/오일만 논설위원
수정 2009-10-29 12:00
입력 2009-10-29 12:00
퉁단 경제벨트는 랴오닝·지린·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의 일환이다. 동북3성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경제를 떠받쳐온 중화학 공업기지였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이다. 최근 4조위안(약 800조원) 규모의 경제 부양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노후공업 개조에서 ‘전방위 개발’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3월 하순 동북개발의 주창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랴오닝성을 찾아 ‘강력한 추진’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북개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헤이룽장성 수이펀허(綏芬河)와 랴오닝성 다롄(大連)을 잇는 전장 1389㎞의 둥볜다오(東邊道) 철도다. 이 철도는 압록강과 두만강 북편을 달리다가 언제든지 북한의 주요 지역과 연결될 수 있다. 중국 훈춘(琿春)과 북한 나진을 잇는 도로도 2006년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북한 방문시 합의한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과도 맥이 닿는다. 지난달 1일에는 지린성 허룽(和龍)과 난핑(南坪)을 잇는 철도 공사가 착공됐다. 난핑은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북한 무산광산과 맞닿은 곳이다.
자원 개발과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이 북한의 철광과 텅스텐, 마그네사이트 등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퉁단 경제벨트 건설 계획은 북한을 ‘동북 4성’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의미다. 단둥은 중국 전체 대북 무역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북한 신의주와 연결된다. 이 연결고리가 바로 압록강 대교 신설이다. 남북 간엔 지금 식량 지원을 놓고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의 북한 경제 침투 속도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09-10-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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