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희망근로 프로젝트와 녹색성장/김동완 충남도 행정부지사
수정 2009-06-01 00:36
입력 2009-06-01 00:00
그런 그녀에게 충남도가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위기가정 희망프로젝트’ 정책은 희망이었다. 지금은 초등학교 급식 식당에 취업, 기초수급자를 탈피했다. 자녀 중 아들은 대학 입학 후 군에 입대했고, 딸은 고3이라고 한다. 조그만 도움이 붕괴될 뻔했던 가정을 살렸고, 이제는 그들이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봉사하리라 다짐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회안전망이다.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면서 가정의 위기는 커지고 있고, 자녀교육 문제까지 겹쳐 사회적 범죄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세계 경제위기로 불거진 국내 경기침체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또 한번 가정의 시련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6월1일부터 11월까지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원하고, 그 임금의 30%를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려는 프로젝트다.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충남도는 여기에 국비 등 718억원을 투자해 6개월간 매일 1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경제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IMF 이후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공공근로사업으로 여기고 있다. 고운 눈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공근로사업의 경우 일하는 모습이 시간만 적당히 채우는 것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들의 건전한 근로의식을 해쳐 산업의 인력난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업대책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숲가꾸기 사업 등은 정말 많은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문제는 추진과정에서 어떻게 생산적인 일을 찾아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키우느냐에 있다. 특히 앞으로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재앙에 대비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면 한국사회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석유자원 고갈시대에 대비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이며, 하나밖에 없는 지구환경을 보전하는 길이다.
충남도에서도 지난 2개월간 실·국 및 시·군별로 전문가들과 함께 이 부분을 계속 연구해 왔다. 그 결과 부레옥잠을 이용한 하천정화와 폐지하관정 조사 및 복구, 농업용 배수로 퇴적물 제거 등 지역실정에 맞는 녹색성장 일거리를 발굴하였고, 여기에 참여할 주민들을 찾기 위해 사업계획도 공고하였다. 또 5월20일 막을 내린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태안경제 살리기에 지속적인 효과를 내도록 후속 사업을 마련했다. 기름유출 현장탐방로 정비, 공중화장실 정비 등 19종의 손님맞이 사업이 그것들이다. 아직 계획단계이고,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이 사업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적으로는 녹색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동완 충남도 행정부지사
2009-06-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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