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물품평/김종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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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12 00:00
입력 2009-05-12 00:00
위대한 사람은 사상을 논하고 평범한 사람은 시사를 논하며 천박한 사람은 사람을 논한다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적어도 천박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 왜 사람을 논하면 천박해지나. 있는 거 없는 거 다 주워섬기며 남의 얘기를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험한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말이 사람을 논하는 것이지 그것은 부질없는 쑥덕공론이요, 더 심하게는 등 뒤에서 물어뜯는 백바이팅(backbiting)이다. 일단 품평의 대상이 되면 인간은 마소처럼 탈인격의 주체가 되고 만다.

지난 세월 무던히도 사람을 논해왔구나. 그 나쁜 에너지가 그대로 부메랑이 돼 제 몸에 독을 쌓아왔음도 모르고…그 많은 술자리, 막술을 벌물 켜듯 하면서도 사상 한 번 논해보지 못했으니. 사상을 논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제 사람이라도 논하지 말아야겠다. 사람을 논하는 것도 기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 몸도 정신도 약해지니 남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더이상 사람을 논하지 말자. 하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만은 더욱 더 크게 갖자.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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