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북한 미사일 카드와 대북 금지선/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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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2-18 00:18
입력 2009-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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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내부 우환 속에서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켓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측 최고지도자가 아닌 한 북측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판단하기 대단히 어렵다. 예측하고, 전망하다가 망신당하기 쉽다. 마지막 순간까지 북측 지도자는 결심내용을 번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요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물리적 요건과 전략적 여건이다. 북측이 미사일 부품을 격납고에서 끄집어내고, 트럭으로 운반하고, 발사대 주변에서 조립하는 동향이 물리적 요소다. 북측 당국의 입장, 오바마 행정부 등 주요 관련국의 태도 변화가 전략적 요소다. 관련국 정보기관들이 보안상 이유로 자세히 밝히지 않지만 미사일 발사를 위한 북측의 물리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미국의 경고가 증대되는 것도 이에 따른 판단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인공위성, 위성용 로켓’ 운운하는 것은 발사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볼 수 있다. 전략적 판단요소를 종합할 때 북측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이유는 뭘까? 발사하는 게 체제유지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측은 현재 두 가지 이유로 심각한 내부 우환을 겪고 있다. 첫째는 포스트김정일 체제 문제다. 1942년생인 김정일의 연령이나 건강문제를 고려할 때 포스트김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 북측 주민의 동요문제다. 정부의 자제호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간단체가 뿌리는 대북 전단에 북측이 예민한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전단에 북측 주민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측이 서울 광화문에 MB정부를 비난하는 전단을 뿌려도 바쁜 걸음을 멈추고 전단을 찾아 나설 시민은 없다. 아울러 북측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오바마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전략과제를 안고 있다.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지도자와 체제의 위력을 과시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미 두 차례나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다시 발사한다고 해 북한이 강성대국이 됐다고 생각할 국가는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골치대국’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북측 주민이나 노동당 간부는 착각할 수 있다. 그런 집단적 착각은 일시적으로 체제를 지탱하는 정치에너지가 될 수 있다. 북측이 뜬금없이 ‘인공위성’ 운운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려는 구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인공위성이라고 억지를 계속해야 미국과 직접대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란 책략이다. 1998년 ‘북한판 강성대국-선군정치’를 시작하기 직전 사용했던 방법이다.

우리는 북한이 왜 재탕·삼탕 군사적 도발로 국제적 양보를 얻어내려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측을 잘못 다뤘기 때문이다. 북측이 넘지 말아야 할 선(Red Line)을 제시하고, 이를 강제하지 못한 탓이다. 북측이 국제사회를 두려워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우리 군의 응징 능력과 결의를 두려워하도록 해야 한다. 도발에 대처하는 군의 분명한 최근 결의는 옳다. 북측은 “무엇을 쏠지 두고보라.”고 했다. 북측이 ‘피눈물을 흘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란 단일한 메시지를 만들 때다. 북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의가 확실히 전달돼야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2009-02-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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