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링컨 200년/박정현 논설위원
수정 2009-02-10 00:59
입력 2009-02-10 00:00
오바마 대통령의 링컨 벤치마킹은 ‘링컨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5년 타임지 기고문에서 자신과 링컨이 변변찮은 출발을 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큰 희망에 맞춰 자신들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고 말했다. 링컨 벤치마킹은 당내 대통령 경선 무렵부터 본격화됐다.
오바마가 민주당 경선 출마선언을 한 곳은 스프링필드. 인구 11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이지만, 링컨이 ‘변화의 약속’이라는 메시지의 연설을 했던 곳이다. 게티스버그 연설과 함께 2대 명연설에 꼽히는 정치적 함의가 큰 곳을 대통령 선거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오바마는 변화를 대선의 기치로 내걸었다. 대선 직후 오바마는 성경 다음으로 백악관에 들고 갈 책으로 ‘경쟁자들의 팀’을 꼽았다. 링컨이 경선에서 싸웠던 윌리엄 수어드를 국무장관에 임명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오바마는 링컨을 따라하듯 경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까지 열차를 타고 대통령 취임행사에 참석한 것이나, 취임식에서 링컨의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던 장면은 링컨 벤치마킹 수준을 넘어 동일시에 가깝다. 링컨은 남북전쟁으로 분열된 미국을 통합시킨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돼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과 같은 리더십과 용기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는 딕 더빈 링컨 탄생 200주년 위원회 의장의 말은 오바마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전하는 듯하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2009-0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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