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닥터 지바고/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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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석 기자
수정 2008-09-12 00:00
입력 2008-09-12 00:00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지난 한 주일 동안 충무로를 달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닥터 지바고’를 다시 봤다.1965년에 제작된 이 영화를 2008년에 본 느낌은 특이했다. 마치 새로운 영화인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엔 백설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지바고와 라라의 러브스토리만 보였다. 지바고의 본부인 토냐의 생인손에 대해선 무지했다.

30년 만에 다시 본 러닝타임 196분짜리 대작에선 지바고와 라라의 만남과 이별보다 불륜남녀 사이에서 번민하는 토냐의 모습이 오히려 가슴에 와 닿았다. 혁명의 와중에서 혼돈스러운 러시아의 암담한 사회상도 눈에 밟혔다. 모리스 자르의 ‘라라의 테마’는 누구나 흥얼거리는 명곡이지만 영화가 상영되기 전 불꺼진 객석에서 텅 빈 자막을 바라보며 5분 동안 들어야 하는 줄 몰랐다.



얼음궁전에서 벌어지는 라라와의 사랑보다 지바고 가족이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가는 도중 펼쳐지는 우랄 산맥의 웅장한 풍경과 그 곳에서 겪는 이야기 전개가 더 마음을 끌어 당겼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든 탓일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8-09-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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