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레이건 데모크라트/김인철 논설위원
김인철 기자
수정 2008-09-08 00:00
입력 2008-09-08 00:00
레이건에 대한 관심은 경계심에서든, 존경심에서든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는 “존 F 케네디(JFK) 이후 가장 훌륭한 정치연설”이란 극찬을 받은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위해 JFK(1960년)는 물론 레이건의 대선후보 수락연설(1980년)을 참고해 원고를 작성했다. 그는 지난 5월 흑백인종 갈등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필라델피아 연설’에서는 “복지와 차별철폐 조치에 대한 분노가 레이건 연대 형성에 일조했다.”며 민주당원이면서 레이건에게 투표한, 이른바 레이건 데모크라트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했다.
1980년 대선에서 당시 카터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24%나 앞섰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민주당내 백인 남성 블루칼라 노동계층이 대소련 강경책 등으로 인기가 높았던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1984년 대선도 마찬가지. 그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게 오바마고, 그 영광을 재현하자는 게 매케인이다.
이번엔 더 복잡하다. 과거엔 백인후보간 대결이었지만, 인종대결이 겹쳤다.‘가치’에 기반한 레이건 데모크라트의 크로스보팅(반대투표)뿐 아니라 ‘브래들리효과’가 더해질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유색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뒤 정작 투표장에선 백인후보를 찍는, 브래들리효과가 크로스보팅으로 물타기될 수도 있다. 흑인 대통령 첫 당선 가능성이란 불편한 진실 앞에 백인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2008-09-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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