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기다림/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수정 2008-06-13 00:00
입력 2008-06-13 00:00
최초 편지는 짧았다. 두 번째 메일부터는 두께가 늘었다. 다섯 번째 편지는 무려 A4용지로 11장 분량이나 됐다. 핵심은 내용이다.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는 것들로 빼곡히 차 있다. 성경부터 동서양 학자들의 얘기가 감동을 더해 준다.“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중략)”푸슈킨의 시가 소개된다. 분자 생물학자 마이클 덴턴의 ‘진화:위기에 처한 이론’도 들려 준다. 천문학자 로버트 자스트로의 눈에 관한 이론 역시 인상적이다.
그렇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즐겁다. 아직 목소리도 들어 보지 못한 미지의 독자이기에 가슴이 설렌다.“이제는 제가 선생님의 독자가 된 기분입니다. 존경합니다.” 짧은 답장을 보냈다. 편지를 기다리면서….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8-06-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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