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자 재산공개에도 남녀유별인가
수정 2008-05-28 00:00
입력 2008-05-28 00:00
경위는 이렇다. 호주제 폐지 이후 지난해 공직자 윤리법의 규정을 고치면서 ‘본인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되 혼인한 때에는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됐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혼인으로 부 또는 처의 가에 입적할 때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입적’을 별다른 생각없이 ‘혼인’으로 단어만 바꾼 것이다. 따라서 행정안전부는 이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입적하는 사람은 여성이므로 새 규정에서도 여성만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면 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대법원 등이 새 규정의 오류를 지적했음에도 의견수렴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올해는 여성만 시부모의 재산을 등록하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법을 집행해야 할 행정부가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고, 잘못된 법의 개정을 뒤로 미룬 점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법에 따라 남성도 장인 장모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했거나, 법을 고쳐 여성들이 차별받는 일을 미리 방지했어야 했다.
2008-05-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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