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력시위단체 지정 근거 설득력 없다
수정 2008-05-03 00:00
입력 2008-05-03 00:00
행안부가 폭력시위 단체를 추린 이유는 불법 폭력시위 단체에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국회의 요구가 있어서다. 혈세로 조성된 보조금이 짜증스러운 불법·폭력 시위를 주최하는 단체에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존재한다. 불법·폭력시위 단체에는 보조금도 없다는 행안부의 방침은 기본적으로 옳다. 그러나 민노당이나 민주노총 등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대상도 아니며 지원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합법 정당이자 노조들이다. 당원이나 조합원이 시위에 가담해 구속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불법이나 폭력시위 단체라는 낙인을 찍은 것은 지나치다.
새 정부는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진보 좌파 성향의 단체들이 눈엣가시여서 정부 보조금 운운하며 불법과 폭력의 낙인을 찍은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불법·폭력 시위를 추방한다는 당위는 이해하지만 잘못된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2008-05-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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