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단골주점/오풍연 논설위원
수정 2008-04-30 00:00
입력 2008-04-30 00:00
그러나 단골집만은 그렇지 않다. 오래될수록 맛이 그윽하다. 우선 편하다. 언제 가도 내집처럼 아늑함을 느낀다.20여년 전 선배 따라 간 카페가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실내공간에 주인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어 좋다.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하다. 그래서 20여년째 단골로 이용한다. 친구나 선배들도 2차를 가자고 하면 으레 그 집으로 안다. 이쯤 되면 단골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주인의 품성도 마음에 든다. 모범택시를 이용하면 꼭 번호를 메모해 둔다. 손님을 배려해서다. 그런 주인이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암수술을 받았단다. 그 분은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다. 반드시 고난을 이겨내리라고 본다. 주인없는 단골집은 의미가 없다. 진심으로 쾌유를 빈다.
오풍연 논설위원
2008-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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