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소묘/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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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4-26 00:00
입력 2008-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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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식당 창가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손대지 않은 광채가

남아 있습니다

꽃 속에 부리를 파묻고 있는 새처럼 눈을 감고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은

말 속에 손을 집어넣어봅니다

사물은 어느새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어머니

반짝거리는 외투

나를 감싸고 있는 애인

오래 신어 윤기 나는 신발

느지막이 혼자서 먹는 밥상이 됩니다 죽은 자와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와도 만나는 시간

이마에 언어의 꽃가루가 묻은 채

나무 꼭대기 저편으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2008-04-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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