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반나절의 재회/우득정 논설위원
수정 2008-04-16 00:00
입력 2008-04-16 00:00
“형이다.” 꼬마녀석이 소리친다.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조금은 낯익다. 두달 전 훈련소에서 손을 흔들며 짓던 그 웃음 그대로다. 얼굴에 약간 살이 올랐다. 읍내로 향하는 차안에서 아들은 군대 얘기를 늘어놓기 바쁘다. 아내는 용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마냥 맞장구친다.
식사를 마친 우리 가족은 읍내의 유일한 목욕탕으로 향했다. 아들은 돌침상에 누워 곯아떨어진다. 허벅지가 많이 굵어진 것 같다. 얼굴이 편안한 걸 보니 좋은 꿈을 꾸나 보다.“아빠,2년인데 뭔들 못 하겠어.”산골 어둠 사이로 서로 손을 흔들며 반나절의 재회는 끝났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8-04-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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