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돈과 우정/오풍연 논설위원
수정 2008-03-28 00:00
입력 2008-03-28 00:00
1990년대 중반의 일이다. 선배에게서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왔다. 일단 만나자고 해 소주잔을 기울였다. 사정을 들어보니 너무 딱했다. 그래서 다소 여유가 있는 또 다른 선배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선배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오히려 부탁한 게 낯이 뜨거울 정도였다. 그날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 이튿날 사무실에 나와 당시로는 적지 않은 돈을 만들어 보내 주었다. 물론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지금까지 가타부타 연락이 없었다. 연락을 하고 싶어도 선배가 미안해 할까봐 다이얼을 돌리지 못했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일을 잊은 지 오래다. 늦게라도 선배와 연락이 닿아 행복감을 느낀 하루였다.
오풍연 논설위원
2008-03-2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