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이웃사촌과 새우깡/주현진 산업부 기자
수정 2008-03-22 00:00
입력 2008-03-22 00:00
기자는 한달음에 같은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아이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없도록 아이를 타일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반응이 가관이다.“우리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닌데요.”라는 대답이다. 사과나 사정 파악은커녕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나왔다.
그날은 새우깡에서 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터진 날이었다. 농심측은 “지난 2월18일 사건을 알게 돼 조사를 벌여왔다.”면서도 아직까지 “공정상 그런 이물질이 나올 수 없는데 우리도 영문을 몰라 답답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문제가 된 쥐머리 추정 이물질은 분석 실험 등 조사 과정에서 다 써버렸고,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자체 조사 없이 농심의 자료와 샘플 사진만 보고 쥐머리라고 추정해 발표했다는 것이다. 사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난 2006년 트랜스지방 색소 등 첨가물 문제로 과자 파동이 났을 때 업계는 원료를 바꾸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롯데 오리온 등 대표 과자 업체의 2006년 매출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그 이후 개선 제품이 쏟아지면서 2007년 실적은 호전됐다.
제품을 고급화하는 계기도 돼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사건 축소 시도와 모르쇠 일변도식 대응으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만 가중시키는 ‘쥐머리 새우깡’과 대조된다.
사고가 나면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게 순리다. 책임자의 “그럴 리 없다.”는 대답은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다름없다. 기자의 방문 이후 같은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웃집 어머니는 오늘도 일언반구 사과나 설명이 없다. 기자는 딸아이에게 그 집 아이와 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을 정도다. 새우깡에 더이상 손이 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jhj@seoul.co.kr
2008-03-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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