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노란 리본/ 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기자
수정 2008-01-17 00:00
입력 2008-01-17 00:00
실화인지, 픽션인지 알 수 없는 이 이야기는 1971년 뉴욕포스트의 컬럼니스트 피트 해밀이 ‘귀향’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했다. 이듬해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이 글을 다시 실었고,ABC-TV는 단막극을 만들기도 했다. 그룹 토니 올랜도 앤드 돈이 1973년 발표한 노래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매어주오’가 히트하면서 노란 리본은 떠난 사람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상징이 됐다.
노란 리본 달기의 연원에 대해선 설이 많다. 존 포드 감독, 존 웨인 주연의 1949년작 서부영화 ‘노란 리본을 단 여인’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제목도 영국서 유래한 구전 가요에서 따왔다고 하니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 모른다. 노란 리본 달기가 사회적 현상이 된 계기는 지난 1979년 11월4일부터 무려 444일간 지속된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건이다. 당시 인질의 가족들이 집앞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맸고,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우리 주변에서도 노란 리본을 어렵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지난해 여름 분당 샘물교회 선교단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됐을 때 종교·사회·시민단체들이 노란리본 달기 캠페인을 벌였다. 안양YMCA도 동참해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아이들의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안양YMCA가 노란 리본을 다시 꺼내 달자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날 안양에서 실종된 10살 혜진이와 8살 예슬이가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한해 평균 실종어린이가 3800여명에 이르고 그중 8%, 약 300명 정도가 장기 실종아동으로 남는다고 한다. 가슴아픈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란 리본이 사라지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01-1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