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앞으로 5년, 유권자가 결정한다
수정 2007-12-14 00:00
입력 2007-12-14 00:00
이번 선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게 진행됐다. 대선 후보조차 정리되지 않은 기현상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 대진표 없는 대선을 국민들은 짜증스럽게 바라보았다.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을 거듭한 끝에 역대 최다인 12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이전투구, 흑색·비방전만 난무하는 유세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념도, 정책도, 지역 다툼도 아닌 희한한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긴장감이나 관심은 뚝 떨어졌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계속된 것 역시, 선거전 외면의 한 요인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민이 진정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날은 선거일밖에 없다. 이후 국민들은 스스로 선택한 대통령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선거전이 관심 밖이라 해서 선거마저 팽개칠 수는 없는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라도, 우리의 삶과 가치를 규정하는 여러 사안을 사려 깊게 비교하고 선택하는 지혜를 보일 때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포기하고 물러서 있다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나의 주권 포기는 5년의 미래를 방기하겠다는 무책임한 행동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2007-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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